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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컨닝의 추억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7. 9. 17. 12:35
RSS 리더를 통해 포스트들을 읽다가 문득 학창시절에 한 "컨닝"이 기억 났습니다.

때는 고3... 가장 마지막 시험이었습니다. 수학과목이었지요. 대입학력고사도 다 끝났는데 내신 성적을 위한 시험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그당시는 공부도 하기 싫었고.. 성적은 잘 맞고 싶다는 모든 인간사에 충실했습니다.

뭐~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도 가장 잘 했던 것이 수학 과목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도 조금 더 잘하는 아이가 있었기에 3명이서 짜고서(1명은 희생양이지요. 나머지 2명이 답을 베끼려고 했던 것이었으니...) 컨닝을 하기로 했습니다.

방법은 이랬습니다. 시험지를 아주 작게(엄지 손톱 만한 크기)로 잘라서 그 위에 1열에 5개씩을 적어서 답을 넘겨 주기로 했습니다. 시험이 시작되었고... 저는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뭐 시험시간에 문제를 푸는게 정상이니까요. 물론 나중에 제가 쓴 답과 정답을 적어 주기로 한 아이의 답과 비교를 하기 위해서 답안지 체크는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시험 시작한 뒤 약 30분이 지나고서 일어났습니다. 답을 넘겨 주기로 한 친구가 답을 넘겨 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허허... 시험 시간이 이제 40분을 넘어 가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포기 하고 제가 적은 답으로 거의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었을때, 답지를 넘겨 주기로 한 친구가 그제서야 조용히 답지를 넘겨 주네요. 답안지에 체크는 다 했고 어쩔 수 없이 확인만 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이 다르지 않아서(약 3~5문제 정도?) 그냥 답안지를 내면서 뒤에 답안지를 받을 친구에게 그 쪽지를 넘겨 주고 나왔습니다.

시험이 끝났다는 기쁨도 잠시... 답지를 넘겨준 친구가 허겁지겁 달려 오더니... 다 들켰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래서 뭐라고 했냐라고 했더니.. 이 친구 하는 말이 저 까지만 불었답니다. -_-
나머지 한명이야 희생양이니, 어쩔 수 없이 저와 그 친구만.. 그 유명한 체육실로 갔습니다. (시험감독관 선생님이 체육선생님 이었습니다.)

체육선생님 : 대학가기 싫냐?
나 : 아닙니다. 가야 합니다. (당당하게, 뭐가 그리 당당하다고)
체육선생님 : 그런데 왜 컨닝했냐?
나 : 안했습니다. 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저는 그냥 풀었습니다.
체육선생님 : 엎어라.
나/친구 : 넹.. -_- (대걸레 자루로 5대씩을 맞았지요.)
체육선생님 : 원래 니네들 풀었던 답으로 옮겨라.
나/친구 : 알았습니다.

결국 위와 같이 조용히(?) 끝이 났습니다.

친구와 함께 체육실에서 나오면서 물어 봤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걸렸냐고... 그런데 이 친구 개그를 하네요...

제가 답지를 넘겨 주고 나간뒤 조금 있다가 선생님이 이상한 눈치를 채고서 자기한테 오더랍니다. 그래서 이 답지를 어떻게 할지 몰라서 짧은 시간 고민을 하다가, 시험지를 뒤집는 척 하면서 조그만 종이를 날려 버리기로 했구요. 선생님에 저기서 올때 즈음... 시험지를 확~~~~~~~~~~~ 뒤집어 버렸는데...

그만... 그 조그만 종이가 하늘에서 공중 9회전을 하더니 왼손 위로 가볍게 착지를 했다고 하네요. 게다가 빨간색으로 이쁘게 씌여진 답이 하늘로 향하면서... 정확하게 착지를 했답니다. 물론 눈앞에는 선생님이 있었구요.

결국은 그렇게 해서 걸린 것이지요.


자~~~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중 학생 분들이 있으면... 컨닝하지 맙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잘 아시겠지만, 위조한 실력은 언젠가는 뽀록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상... 컨닝한 사실에 대한 커밍 아웃입니다. -_-